
미담타임스 김준완 기자 | 경주의 동쪽 끝자락, 동해와 맞닿은 감포항이 올해 개항 100년을 맞이한다. 지난 1925년 지정항으로 첫 항해를 시작한 이후, 감포항은 해방과 전쟁, 산업화, 자연재해 등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경주의 해양 거점으로 제자리를 지켜왔다.
경주시는 감포항의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4월 25일부터 28일까지 경주시 감포읍 용오름광장 일원에서 ‘감포항 100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을 넘어, 지역민이 직접 기획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 참여형 축제로 준비됐다.
시간의 무늬를 따라 걷는 감포의 바다
감포항은 지난 100년간 단지 수산물 물류를 담당하는 어항 그 이상이었다. 이곳은 해녀들의 물질 소리와 마을 제례의 장엄한 울림, 세찬 해풍 속에서도 일상을 이어온 사람들의 삶이 오롯이 담긴 공간이다.
1995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동해안 수산물 유통의 핵심지로 자리 잡으며, 경제적 기능과 함께 지역 공동체의 정신적 거점으로도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큰 피해를 입은 뒤에도, 주민 스스로 복구에 나서며 지역의 회복력을 보여준 바 있다.

모두의 손으로 만든 모두의 축제
‘감포항 100년 기념행사’는 ‘경주 감포항 100년 기념사업 100인 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기획됐다. 위원회는 지역 어업인과 상인, 청년 창업자, 주민, 교수 등 100인으로 구성됐으며,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축제는 4일간 각기 다른 테마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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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목)은 ‘환대의 날’로, 감포항 100년을 기념하는 공식 기념식과 함께 타임캡슐 매립, 불꽃 연출, 주제공연이 열린다. 저녁 무대에는 지역 출신 가수 장보윤과 이수연, 트로트 가수 이찬원이 출연해 분위기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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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청년의 날)에는 EDM 파티, K-POP 랜덤댄스, 청년 콘테스트 등 젊은 세대를 위한 무대가 열린다. 유튜버 ‘춤추는 곰돌’과 DJ 박명수도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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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문화의 날)에는 어린이합창단, 마술쇼, 밴드공연 등 가족 중심의 공연이 이어지며, 지역 예술인들의 무대도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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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보은의 날)에는 박서진이 출연하는 트로트 공연이 열려 어르신들을 위한 무대를 장식한다.
상시 프로그램으로는 활어 맨손잡기, 워터볼, 패달보트, 감포항 스탬프 투어, 바다라면 나눔, 유등 전시, 감포 사진전, 룰렛 이벤트 등 전 연령층을 위한 다채로운 체험 콘텐츠가 마련된다.

또 다른 100년을 향한 출항
경주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감포항을 해양레저관광 중심지로 도약시키기 위한 기반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광안내센터 개편, 디지털 종합안내도 구축, 경관 개선, 수상레저 확대 등 다양한 인프라 구축 사업을 병행하며, 감포항을 동해안 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감포항 100년은 단지 항구의 기록이 아니라, 경주가 가진 해양 정체성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앞으로의 감포항이 세계로 향하는 해양도시 경주의 상징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