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담타임스 김교환 기자 | 주말의 짧은 탈출, 목적지는 인천의 작은 섬 선재도. 우리나라 서해에 이런 풍경이 있었나 싶은, 낯설 만큼 이국적인 장소. 그 속에 숨은 보석 같은 공간이 있다.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곳, 뻘다방이다.

도착하자마자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짙은 하늘색과 바다색이 맞닿은 풍경,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수면 위로 갈매기들이 유유히 난다. 이곳이 정말 인천일까? 아니면 중남미의 카리브해 한쪽인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현실이라기보단 한 편의 영화 같다.


뻘다방은 이름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공간이다. 외관은 서핑 보드와 바다 오브제로 장식되어 있고, 내부는 마치 리조트의 라운지를 옮겨 놓은 듯한 인테리어다. 스페인어로 돼있는 입간판, 야자수 잎으로 만든 가림막, 그리고 잔잔하게 흐르는 레게 음악. 이국적이지만, 낯설지 않다. 어딘지 모르게 편안하다.
그리고 커피. 이곳의 진짜 매력은 그 맛에서 완성된다. 라떼 한 잔을 시켰는데, 첫 모금에서부터 고소하고 진한 풍미가 입안을 감싼다. 커피 향은 뒷맛까지 오래 남아, 여행의 여운처럼 아련하다.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작은 휴식이자 감성의 절정이다.

이곳 뻘다방은 사진가 김연용 씨가 운영하는 카페다. 눈먼 아버지와의 감동적인 실화를 그린 그의 포토에세이 '아버지의 바다'는 허영만의 만화 식객, 그리고 KBS 인간 극장 프로에도 소개되었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과 선재도의 풍경 사진, 사진 장비들이 실내 이곳저곳을 채우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작가의 포토에세이 '아버지의 바다'를 먼저 읽고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노을 질 무렵의 뻘다방은 더욱 환상적이다.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리고 조용히 반짝이는 조명이 어우러져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기분.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일상에서 벗어난 듯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주말, 멀리 떠나기 어려운 당신에게 제안하고 싶다. 선재도 뻘다방,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여행이 된다.
여행정보
- 위치 :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로 55
- 운영시간 : 10:00 - 20:30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