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타임즈 김준완 기자 | 양포항 김영섭 대표 인터뷰
아구불고기라는 독창적인 메뉴로 외식업계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브랜드, ‘양포항’.
양포항 탄생시킨 김영섭 대표는 현재 울산, 구미, 부산 등지에 직영점 6곳을 운영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외식업이 아닌 ‘시스템 사업’으로 키워가는 그의 철학과 행보는 많은 창업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요식업 브랜드 ‘양포항’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양포항 F&B라는 법인을 세워 프랜차이즈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장 중입니다. 현재 직영점은 6곳이고, 가맹점도 점차 늘려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Q. 외식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사실 처음부터 외식업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원래는 자동차 용품점을 운영했었는데, 어느 순간 가족을 책임지고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게 됐어요. 그때 요식업을 오래 하신 지인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기에 막막했지만, 요식업을 제안해주신 지인분의 도움과 조언 덕분에 용기를 내어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걷다 보니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Q.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창업 직전에는 자동차 용품점을 운영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자동차 정비, 대기업 근무, 보험 영업, 각종 아르바이트까지 정말 다양한 일을 해봤는데, 거의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보험 영업 시절에는 전국 1등을 할 정도로 성과를 내기도 했어요. 그 경험들이 지금 외식업을 운영하는 데도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Q. 아구불고기집 ‘양포항’을 창업하시게 된 과정과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처음 요식업을 시작했을 때는 주변의 도움으로 운영을 배우는 단계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식당 경영의 한계를 절감하게 됐습니다. 특히 매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구조에 큰 부담을 느꼈습니다. 규모가 너무 커지다 보니 직원 구하는 것조차도 힘들었고, 장사가 잘돼도, 안돼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반복됐죠.
그래서 단순한 요식업이 아닌, 혼자서도 운영 가능한 ‘시스템화된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여러 아이템을 분석하던 중, ‘아구’라는 특색 있는 재료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양포항입니다.
Q. 양포항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정말 많은 보람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보람은 성과과 눈에 보일 때, 그리고 그 기쁨을 함께했던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 때였습니다.
특히 양포항을 함께 시작했던 가족과 직원들,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합류했던 멤버들이 함께 성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가끔 과거를 돌아보며 “정말 힘들었지만 우리가 해냈다”는 말을 나눌 때, 그 성취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죠.
또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온 팀원들과 성과를 공유하고, 다음 단계를 함께 고민할 수 있을 때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일부 직원은 창립 전부터 함께한 오랜 인연이고, 일부는 최근에 합류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한 방향을 보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동반 성장의 과정이 저에게는 가장 보람 있는 순간입니다.
Q. 수많은 음식점이 생기고 사라지는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양포항’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양포항만의 차별화된 메뉴입니다.
보통 아구찜은 어디서나 맛볼 수 있지만, 저희는 아구불고기, 아구덮밥, 깐풍아구 등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힘든 메뉴들을 선보입니다. 이 특별한 메뉴들이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둘째는 철저한 시스템 관리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기본이고, 그 외에 직원의 복장, 태도, 서비스 속도까지 포함된 전반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시스템화해 전 매장에서 동일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죠.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서비스가 불편하면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양포항은 꾸준한 품질 유지와 고객 중심의 시스템 덕분에 낮은 폐업률과 높은 재방문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대표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 삶의 좌우명이자 경영 철학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문제든 어렵게 생각하지만, 사실 해답은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말만 하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죠. 실천이 없으면 결과도 없습니다.
이건 경영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직원들에게도 항상 이야기합니다.
요리 실력이 5인 사람이 10이 되려면, 스스로 노력해서 연습하고, 피드백을 구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먼저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주변에서도 도와주고 기회가 따라옵니다.
누군가가 도와주기만을 바라기보다는, 먼저 움직이고, 먼저 도전해야 인생도, 경영도 좋은 방향으로 흐른다고 믿습니다. 이 철학이 지금의 양포항을 만든 기반이기도 합니다.
Q. 아구찜은 흔한 음식이지만, 특히 ‘아구불고기’라는 독특한 메뉴를 개발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처음에 다른 식당에서 아구불고기를 먹어봤는데, 독특하면서도 더 맛있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찾아보니 아구찜 레시피는 많지만, 아구불고기 조리법은 거의 없더라구요. 특히 서울 쪽은 아구와 불고기를 그냥 섞어서 내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수요는 있지만, 만들기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제대로 하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했어요.
‘이 메뉴를 더 쉽고 맛있게 만들 수 있다면, 분명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이 섰고, 그때부터 개발에 몰입했죠.
물론 요리는 특허가 안 되기 때문에, 레시피 자체를 보호할 순 없지만, 오히려 그 점이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다양한 매장을 직접 방문해 비교하고, 특허청에도 알아보고, 수없이 시도하며 요리 실력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아구만 5톤 가까이 먹었을 정도로 테스트를 거듭했죠. (웃음)
지금도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직화 아구불고기’의 맛은 저희가 가장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방송 출연 이후 저희를 따라 하는 곳도 생겼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원조로서의 브랜드 인지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이 메뉴를 접한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저희와 직접 계약을 맺기도 했어요. 그만큼 저희만의 고유한 맛과 브랜드 가치는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 메뉴를 개발하는 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요?
A. 본격적인 개발 자체는 약 한 달 정도 걸렸습니다.
하지만 메뉴가 완성된 이후에도 6년 넘게 꾸준히 개선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맛은 당시와는 전혀 다릅니다.
처음보다 소스도 업그레이드됐고, 조리 방법도 계속 바뀌었어요.
특히 각 지점에서 조리 편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큰 과제였기에, 맛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교육과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해왔습니다.
라면조차 끓이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 아구불고기도 누가,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완성된 메뉴라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하면서 지금까지 발전시켜 왔습니다.
지금은 분명 더 맛있어졌고, 시스템도 정비됐지만,
저는 이 메뉴가 여전히 ‘진화하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Q. 대표님께서는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지금의 성공을 이루셨는데요, 혹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으셨나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포기'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그냥 그때그때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온 거죠. 저뿐만 아니라 많은 대표님들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고, 때로는 힘든 일도 많았죠. 가끔은 "좀 쉬고 싶다",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일시적인 피로감일 뿐이지, 포기와는 다릅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는 늘 따라오는 친구 같은 존재인데, 그 스트레스와도 함께 가는 법을 배워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를 믿고 함께하는 가족과 직원들이 있기에, 이 길이 아니라면 새로운 방향을 찾을 뿐, 멈추거나 포기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사업을 포기한다’는 선택지는 애초에 제 인생에 없었어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A. 가장 큰 원동력은 저를 믿어주는 가족과 직원들, 그리고 그 믿음에 보답하고자 하는 제 자신이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어느 순간 멈췄을 수도 있어요. 라면 한 그릇으로 끼니를 때우고, 아무 데서나 자고 쉬어도 괜찮았겠죠. 하지만 지금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산을 오를 때 “거의 다 왔다”는 말 한마디에 다시 힘이 나듯, 저도 힘든 순간마다 가족과 직원들의 얼굴이 떠올랐고, 그 덕분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저를 믿고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을 지키겠다는 제 자신과의 약속, 그게 지금까지 저를 이끌어온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Q. 힘든 시기를 지나온 경험이 현재의 삶과 경영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52년 인생을 돌아보면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특히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큰 위기가 세 번 있었습니다. 10대 후반, 20대 후반, 30대 후반… 마치 10년 주기로 큰 시련이 찾아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절망의 순간들을 버티고 나니, 그만큼 더 성장해 있었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정말 맞다고 생각해요. 감기를 앓고 나면 면역력이 생기듯, 인생도 아픔을 통해 단단해지는 과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인터뷰조차 긴장하며 어려워했을 텐데, 지금은 여유롭게 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게 되었어요.
삶도, 경영 방식도 훨씬 유연해졌습니다. 과거에는 다른 업체가 우리 방식을 모방하면 직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며 긴장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모방은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훨씬 여유롭고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거죠.
경영 스타일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초창기에는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운영했다면, 지금은 한 걸음 물러서서 내실을 다지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성장 자체가 목표였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성과 균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의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목표와 꿈을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고, 꿈은 그보다 훨씬 크고, 이루면 정말 좋지만 쉽지 않은 것이죠.
양포항을 처음 시작할 때 세운 목표는 사실 이미 이뤘습니다. 3년 만에 이 정도 성장했으니, 처음 목표가 너무 작았던 걸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목표를 세웠습니다. 양포항 F&B를 설립한 만큼,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고요. 쉽게 말하면, ‘울산에서 이런 브랜드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저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직원들과 함께 성장해서, 모두가 웃으며 일할 수 있는 날을 하루빨리 만들고 싶습니다. 그게 지금 제 가장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그리고 제 꿈은, 교촌치킨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식품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양포항 구미점 근처에 교촌 1호점이 있는데, 갈 때마다 그 앞을 지나면서 초심을 다시 다집니다. 양포항 1호점보다도 더 작고 소박한 공간에서 시작했다는 걸 보면 저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도 차고에서 시작했고, 삼성이나 현대도 처음부터 대기업은 아니었잖아요. 저 역시 그런 과정을 밟으며 한 걸음씩 성장해보고 싶습니다.
Q. 울산에는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그런 청년들에게 대표님의 이야기가 큰 힘이 될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울산에서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청년들이 막막함과 불안함 속에서 길을 찾고 있는 시기일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청소년 시절,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두렵고 방황했던 시간이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 청년들의 고민이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저는 경험이 최고의 자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불법만 아니라면, 뭐든 시도해보세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습니다. 저도 다양한 일을 해봤고, 그 경험들이 결국 지금의 양포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그리고 길을 찾으려 애쓰지 마세요.
길은 정해진 게 아닙니다. 내가 걸으면 그게 곧 길이 됩니다.
누가 성공한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해서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니까요. 중요한 건,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돕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내가 먼저 움직이면 분명 누군가가 돕고, 기회도 따라옵니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분명 누군가에게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희망이 되는 날이 올 겁니다.
저도 울산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있는 자리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 길의 끝에는 반드시 의미 있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