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타임스 김교환 기자 | 주말의 짧은 탈출, 목적지는 인천의 작은 섬 선재도. 우리나라 서해에 이런 풍경이 있었나 싶은, 낯설 만큼 이국적인 장소. 그 속에 숨은 보석 같은 공간이 있다.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곳, 뻘다방이다. 도착하자마자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짙은 하늘색과 바다색이 맞닿은 풍경,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수면 위로 갈매기들이 유유히 난다. 이곳이 정말 인천일까? 아니면 중남미의 카리브해 한쪽인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현실이라기보단 한 편의 영화 같다. 뻘다방은 이름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공간이다. 외관은 서핑 보드와 바다 오브제로 장식되어 있고, 내부는 마치 리조트의 라운지를 옮겨 놓은 듯한 인테리어다. 스페인어로 돼있는 입간판, 야자수 잎으로 만든 가림막, 그리고 잔잔하게 흐르는 레게 음악. 이국적이지만, 낯설지 않다. 어딘지 모르게 편안하다. 그리고 커피. 이곳의 진짜 매력은 그 맛에서 완성된다. 라떼 한 잔을 시켰는데, 첫 모금에서부터 고소하고 진한 풍미가 입안을 감싼다. 커피 향은 뒷맛까지 오래 남아, 여행의 여운처럼 아련하다.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작은 휴식이자 감성의 절정이다. 이곳 뻘다방은 사진가 김연
글 | 미담랭가이드 많은 사람들이 과매기나 호미곶 해돋이를 보기 위해 포항을 찾는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조용한 이유로 이 도시에 왔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라는 작은 골목 때문이다. 드라마 한 편의 배경이 되었고, 그보다 훨씬 오래된 100여 년의 시간이 지금도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안동 일대. 이곳은 일제강점기였던 1910년대부터 일본인 어민과 상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집단거주지로 형성되었다. 당시 구룡포는 동해안 연안어업의 중심지였고, 일본인들이 선어 운반업, 통조립 가공, 수산물 무역 등을 장악하면 급속히 성장했다. 일제는 조선인보다 일본인 정착민의 어업권을 보호했고, 이로 인해 구룡포에는 일본인 상권과 생활권이 빠르게 확장되었다. 현재 남아 있는 일본인 목조 건물들은 1920~30년대에 걸쳐 건축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일부는 지금까지도 골목을 따라 줄지어 보존되어 있다. 이 거리에는 2011년부터 포항시의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사업'이 추진되며, 역사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 이 골목은 또 한 번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 바로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